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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여섯 가지 종류 - 흑차 (보이차)
흑차는 중국에서 기원한 차로, 발효의 단계를 거치는 것이 특징입니다.
원난성에서 생산하는 보이차와 후난성의 차 모두 중국에서는 흑차로 알려져 있습니다. 쓰촨 성, 광시성 등 다양한 지방에서 다양한 품질로 생산되는 흑차의 주요 제다 과정은 중국의 녹차와 비슷하지만, 추가로 미생물 발효와 산화 과정을 거칩니다.
차마고도에서 탄생한 흑차
미생물 발효와 산화 과정을 거치는 이 추가 공정은 수천 년 전 사람과 말이 차를 짊어지고 윈난성에서 티베트를 거쳐 네팔, 인도까지 이어지는 평균 해발 4,000m의 차마고도 원정길을 다니다 우연히 발견한 것입니다. 긴 여정에 찻잎이 부스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잎을 물에 적셨는데 , 운반하는 동안 찻잎이 다양한 기후에 환경에 노출되면서 산화와 발효를 통해 화학적 반응을 일으켜 원래의 맛이 달라진 것입니다. 이렇게 흑차가 탄생하였습니다.
산화와 발효를 모두 거쳐 완성도는 흑차
현재 차 제조사들은 원하는 맛, 향, 형태를 얻기 위해 발효 정도를 조절하는데 어떻게 발효가 이루어지는지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며 제다 방법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있습니다.
가끔 발효라는 용어가 산화 과정을 설명하는 용어로 오인받기도 하는데 영어로는 엄밀히 다른 뜻이지만 중국어에서는 발효가 산화의 뜻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오해입니다. (쪼개진 차의 세포 조직은 산소와 결합해 산화됩니다.)
발효는 박테리아, 이스트 혹은 다른 미생물로 말미암아 화학적 분해 작용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거품이 생기고 열이 발생합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흑차는 이 두 과정, 즉 산화와 발효를 모두 거친 차입니다.
흑차계의 슈퍼스타, 보이차
흔히들 알고 있는 보이차도 흑차의 한 종류인데 보이는 중국 윈난성의 마을 이름으로, 이 마을의 이름을 따서 보이차라고 합니다. 맛도 맛이지만 지방 흡수를 막고 부종을 예방해 다이어트 효과가 탁월하고, 항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 덕분에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자연적인 후발효의 생보이차와 인공적인 선발효의 숙보이차
보이차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생보이차와 숙보이차입니다.
생보이차란?
생보이차(열을 가하지 않은 녹색 차)와 숙보이차(열을 가한 검정색 차)입니다.
두 종류 모두 찻잎을 볕에 말리거나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초벌로 말려 습도를 낮춘 후 솥에 덖어 산화를 막습니다.
그런 다음 잎을 말아서 얇고 긴 줄무늬 형태로 만드는 데 이 과정에서 잎이 살짝 손상을 입습는다. 이후 잎을 다시 볕에서 건조해 가볍게 산화시킨 다음 2차로 마는 과정을 거쳐 분류합니다. 이 단계의 차를 모차라고 부릅니다.
생보이차는 자연스럽게 숙성이 되면서 발효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에서 보관합니다. 이렇게 보관하는 동안 맛과 향이 생겨 오래 숙성시킬수록 더 다양한 맛을 냅니다. 숙성된 생보이차는 떫은맛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살짝 구수한 맛이 나며, 진한 녹색이 변해 어두군 색상을 띱니다. 잎을 숙성시키는 기간은 2~3년이 보편적이고 25년 이상 숙성시키기도 합니다. 훌륭한 맛을 내는 오래 숙성된 생보이차는 그만큼 높은 가격을 받습는다.
숙보이차란?
생보이차의 숙성 속도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가 없어 1970년대 초에 오래 숙성시킨 생보이차와 비슷한 숙보이차가 나왔다.
숙보이차는 생보이차와 건조 과정까지는 동일하나 그 이후 과정은 조금 다릅니다.
숙보이차는 자연스럽게 숙성이 되도록 놔두는 것이 아니라 잎을 물에 적신 다음 커다란 덩어리로 만들어 따뜻하고 습도가 높은 곳에 쌓아두고, 자주 살피며 미생물과 곰파이 발효를 촉진시킵니다. 뒷마당에 쌓아둔 퇴비가 발효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보면 됩니다. 하지만 퇴비와 달리 찻잎은 분해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숙보이차의 정확한 숙성 시간과 구체적인 제조 비법은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있습니다.
흑차만의 다양한 형태와 맛
흑차의 잎이 개별적으로 살아 있는 형태를 띠거나 혹은 제다 과정에서 압축해 원반, 사발, 벽돌과 같은 여러 가지 형태를 띱니다. 차가 단단하게 압축되어 있는 경우에는 전용 칼로 쪼개서 사용합니다.
보이차는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풍부하며 떫은맛이 거의 없습니다. 제대로 보관할 경우 생보이차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숙성되어 좀 더 부드럽고 달콤해집니다. 숙보이차 역시 오래 보관해도 되지만 차 자체가 인공 숙성을 한 터라 맛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습는다. 그리고 후난성의 흑차는 보이차에 비해 구수한 맛이 덜하고 좀 더 부드러우면서 달콤한 꽃 맛이 납니다.
사실 흑차의 향은 말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맛이 향과 상당히 달라 마시는 재미가 있으며, 과한 식사 뒤에 마시면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